크리에이티브·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정말 무서운 건 성과가 안 나는 게 아닙니다. 성과가 났는지 아닌지를 CFO·경영진에게 숫자로 대지 못하는 것입니다. 지출은 하는데 그 지출이 효과가 있었는지 증명하지 못하면, 다음 예산 회의에서 가장 먼저 잘리는 게 그 항목입니다.
마케터 절반이 인정한 것
브랜드 마케터들에게 물었더니, 절반 가까이가 '지금 가진 데이터로는 CFO 앞에서 우리 지출을 방어하지 못한다'고 답했습니다. 그리고 4명 중 1명은 이미 그 이유로 예산이 잘린 경험이 있다고 했습니다.
브랜드 마케터 설문 (Gain Theory, n=115 · Digiday 2026-06-26)
표본이 115명으로 큰 조사는 아니라 정밀한 수치보다 '방향'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. 그래도 절반, 그리고 '이미 잘렸다 25%'라는 숫자가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합니다.
왜 유독 크리에이티브만 증명이 안 될까
돈이 어디로 갔는지(미디어 바잉)는 추적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. 그래서 마케터의 59%가 '미디어 지출에는 엄격하게 따진다'고 답했습니다. 문제는 반대쪽입니다.
- 무엇을 말했는가 — 어떤 크리에이터를 골랐고, 그 선택이 성과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측정 인프라가 약합니다. 그래서 62%가 '가치를 모른 채' 집행합니다.
- 미디어엔 엄격, 크리에이티브엔 관대 — 정작 캠페인의 성패를 가르는 '누구를·무엇을 말하나'가 측정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.
- AI 투자마저 한쪽으로 — 마케터의 81%가 AI를 '효율(비용 절감)'에 쓰고, '효과(성과) 측정'에 쓰는 건 49%에 그칩니다(Forrester). 증명 격차는 오히려 벌어집니다.
증명은 성과의 부속물이 아닙니다. 증명 없는 성과는 예산 회의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. CFO에게 '효과 있었다'가 아니라 '이만큼 달라졌다'를 숫자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.
그래서 브랜드가 할 일
- '왜 이 크리에이터를 골랐나'를 데이터로 남기세요. 매칭 근거가 방어의 첫 장입니다.
- '그래서 뭐가 달라졌나'를 매출·전환으로 측정하세요. 조회수·도달만으로는 CFO를 설득하지 못합니다.
- 미디어에 쓰는 잣대를 크리에이티브에도 똑같이 대세요. 성패를 가르는 쪽을 눈감지 마세요.
- AI를 '비용 절감'만이 아니라 '효과 측정'에도 쓰세요. 증명 격차를 메우는 쪽에 투자하세요.
누구를 왜 골랐는지(매칭 근거)와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는지(성과)를 숫자로 남겨 주는 것 — 다음 예산 삭감의 차례가 내가 되지 않도록 방패를 만드는 게 에이전트 노크가 하는 일입니다.